몽생미셸

몽생미셸(8세기에 성소로 창건됨)은 흔히 프랑스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으로 떠올려진다. 노르망디의 조간대 평원에서 솟아오른 돌산은 신심과 연극성이 동시에 느껴지는 존재다. 도착하면 먼저 성벽과 지붕, 그리고 위로 층층이 쌓인 수도원이 만든 실루엣으로 인식되고, 이어 모래와 물이 거듭 육지와 바다의 경계를 다시 그려 거리감마저 잠정적인 것으로 만드는, 움직이는 해안선으로 다가온다.

10~16세기에 걸쳐 요새화된 수도원 복합체로 확장되면서, 이곳의 수도원은 공학을 일종의 신앙으로 바꿔 놓는다. 고딕의 높이, 회랑의 통로, 그리고 빛을 향해 올라가는 듯한 수직의 논리. ‘라 메르베유’(La Merveille, ‘경이’)로 알려진 건축군이 그 야심을 응축하고, 그 아래로는 순례와 방어, 그리고 일상의 필요가 함께 빚어낸 좁은 골목을 지닌 작은 마을이 바위에 바짝 달라붙어 있다. 오늘날 이 산은 경건함과 스펙터클 사이에서 살아가며 인파와 상업이 밀려들지만, 조수는 여전히 리듬을 정해 이곳이 유리 뒤에 봉인된 듯한 장소가 되지 않게 한다.